[책] 먼 바다 (공지영)

soyeori 2022. 8. 23. 11:47

 

내가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간략하게 나마 기록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의 장편 소설 <먼 바다>는 중년이 된 주인공의 첫사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 60살 정도가 된 주인공 미호는 대학교 교수이고, 우연히 동료들과 미국 행 비행기를 동행하는 김에 뉴욕에 살고 있는 첫사랑과 만나기로 약속한다. 40년 동안 소식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최근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것이다.

40년 전, 고등학생인 미호는 성당에서 신부가 되고 싶어하는 요셉을 만난다. 어쩌면 서로가 첫눈에 반해 좋아하지만 그 때의 시대적 배경과 여러 상황들로 사랑을 이어지지 않게 만든다.

 

미호는 그를 만나면 항상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그렇게 나를 좋아했으면서 왜 고백을 한 뒤 다른 사람과 바로 결혼을 했는 지, 왜 그간 편지에는 답장을 하지 않았는 지. 고3 때 그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한 의미를 되물었지만 정작 그는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호 또한 그와 함께 먼 바다로 나가 수영을 한 기억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잊고 지낸 기억은 서로를 온전히 좋아하고 확신이 생긴 그 마음을 고백했을 때의 기억이다.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과거의 그 기억을 마음 속 깊이 묻어 놓은 것이다. 그와 재회 후 기억의 퍼즐이 맞춰진 순간 서로 다시 만나며 소설은 끝이 난다.

 

소설을 읽으며 중간중간 동료 교수들의 첫사랑 에피소드들도 재밌게 보았고, 제목처럼 처음에는 내용이 잔잔하지만 읽을 수록 큰 파도가 몰려오는 것처럼 감정의 소용돌이가 느껴졌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과거 먼 바다까지 마음이 도달했지만 다시 밀려났고 현재에 마주하면서 그 감정들이 되살아 났고 불행했던 지난날들이 치유가 되었다. 

 

과거의 기억은 잊는 것이 아니라 묻어두는 것 같다.

가 닿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이 끝맺음을 맺지 못하면 삶은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

 

< 그토록 신뢰했던 한 사람의 기억을 그녀는 깊이깊이 묻어 놓았었다. 이 해후가 없었다면 기억은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으리라. 모든 과거는 현재를 규정하고 현재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에 그녀는 많이 불행했었다. > 265p.

 

소설에서 몇 번 등장하는 문장이 있는데 로맨틱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문장이다.

 

< 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 (그 시간의 기억에서 당신을 지우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 168p.

 

다행히도 소설은 주인공이 재회하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먹먹한 기억이 있다. 과거의 그 기억을 현재에 붙잡아 두지 말고 마음 속 깊은 바다에 부어 놓고 가끔 그 기억이 그리울 때만 꺼내 보면, 언젠가는 그 기억들이 슬프지 않게 될 것이다. 잊는 것이 아니고 간직하는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6265014 

 

먼 바다

첫사랑, 가닿지 못한 모든 사랑들에게 바치는 헌사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하는『먼 바다』.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에 있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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